04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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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4일(일)

베네수엘라 대통령 Nicolás Maduro가 미군에 의해 체포돼 뉴욕으로 이송되고,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통제권을 넘겨받게 됐다는 발표는 서반구 지정학 구도를 급격히 재편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워싱턴이 ‘Resolución Absoluta’로 명명한 이번 작전은 베네수엘라에 국한된 조치가 아니라, 미국이 자국의 역사적 영향권에서 다시금 모호함 없는 권력 행사를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 메시지는 중미 지역에서도 강하게 울리고 있다.

이번 개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월 2일 실행됐으며, 베네수엘라 영토 내 선택적 군사 공격을 포함했다. The New York Times는 이 과정에서 최소 8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작전은 마두로와 그의 배우자이자 국회의원인 Cilia Flores의 체포로 마무리됐고, 두 사람은 마약테러 혐의로 이번 주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국제정치학자이자 대학 교수인 Roberto Wagner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권위주의 정권 제거 작전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미국은 친구나 적이 아니라,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Wagner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세계적 석유 위기 속에서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워싱턴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당시에도 베네수엘라 정권은 수년간 인권 침해 의혹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석유는 항상 핵심 변수였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이전 행정부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아닌 노골적인 힘의 과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Wagner는 이를 두고 “서반구를 전략적 통제 공간으로 규정하는 몬로 독트린의 명백한 재가동”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해석은 전 외교차관이자 25년간 과테말라 대사를 지낸 Luis Padilla도 공유한다. Padilla는 워싱턴의 메시지가 베네수엘라나 라틴아메리카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마두로 체포를 강대국 간의 묵시적 이해의 일부로 해석했다. 미국은 자국 반구로 영향력을 집중하는 한편, 러시아는 동유럽에서 세력을 공고히 하고, 중국은 장기적 구조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Padilla는 “쇠퇴하는 제국은 상처 입은 맹수처럼 행동하며,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는 모든 전선을 동시에 상대하기보다 즉각적인 영향권을 우선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고, 베네수엘라는 그 첫 신호탄이 됐다.

과테말라와 중미에서는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를 신중하면서도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 외교 정책의 변화에 취약했던 이 지역은 다시 한 번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등이 베네수엘라 주권 침해를 비판했지만, 다자기구들의 영향력 약화는 분명한 한계로 드러났다.

Wagner는 “지난 25년간 국제법은 지속적으로 약화돼 왔다”며 “유엔은 실질적 행동 능력을 상실했고, 국제 질서를 지탱하던 원칙들은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테말라가 CICIG 철수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을 예로 들며, 국제사회의 지지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Padilla는 이러한 상황에서 과테말라 외교는 ‘외교적 생존’의 논리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Bernardo Arévalo 대통령과 외무장관 Carlos Ramiro Martínez의 대미 전략에 대해 “워싱턴과의 이해 관계를 유지하는 데 충분히 영리하고 능숙했다”고 평가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 통제 아래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이 재가동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기대를 낳고 있다. Wagner는 베네수엘라가 방대한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위기에 놓여 있어 단기간 내 공급 확대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 영향은 실제보다 투기적 성격이 강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원유 공급 증가가 국제 유가 안정에 기여해 과테말라와 같은 수입국에 간접적인 긍정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란과 중동 정세 등 다른 불안 요인이 여전히 석유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직 국가 원수가 외국 강대국에 의해 체포된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 불안한 선례를 남겼다. Wagner는 “정렬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됐다”며 쿠바와 니카라과 역시 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adilla는 주권 개념 자체가 상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국제 규범에 대한 존중은 국가의 힘에 따라 달라지며, 핵 보유 강대국은 손댈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나머지는 협상의 대상이 된다.

1954년 미국이 Jacobo Árbenz 축출(1954년 미국의 개입으로 과테말라의 합법적 정부가 무너진 사건, 이 후 정치적 불안으로 36년간의 내전 발발)을 주도했던 기억도 과테말라 사회에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 다만 Padilla는 현재 정부가 예방 외교를 선택했다는 점을 차이로 들며, “과테말라는 베네수엘라가 아니며 미국과 충돌 상태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소나 14의 Plaza Simón Bolívar에는 지난 1월 3일, 베네수엘라 국민 가족들이 모여 마두로 체포를 축하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분석가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국제 질서는 사실상 막을 내렸으며, 앞으로는 작은 국가일수록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새로운 질서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 됐고, 과테말라와 중미는 다시 한 번 그 변화를 지켜보며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La H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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