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3일(월)
과테말라에서 배달노동이 새로운 생계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소비와 노동의 방식을 바꿔 놓은 것이다.
민간기업에서 일하던 록사나 로페스(Roxana López·32)는 “이제 도로가 내 사무실”이라고 말한다. 최저임금으로 생활이 어려워 배달 일을 시작한 그는, 지금은 배달이 유일한 수입원이다.
경제연구센터(CIEN)의 데이비드 카사솔라(David Casasola)는 “팬데믹이 배달 산업 성장의 기폭제였다”며 “온라인 주문 확산으로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갈릴레오대학의 아드리안 카탈란(Adrián Catalán) 교수는 “디지털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며 “배달 서비스는 시장의 필수 인프라가 됐다”고 설명했다.
배달원 대부분은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일하지만, 노동법의 보호는 받지 못한다. 카사솔라는 “이들은 명목상 자영업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플랫폼의 통제 아래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배달원은 자유로운 근무시간을 장점으로 꼽지만, 수입은 불안정하고 보험이나 복지 혜택도 거의 없다.
배달원들의 하루 수입은 평균 300~800께짤 수준이다. 하지만 교통사고와 범죄 위험은 끊이지 않는다.
경찰 교통국(Departamento de Tránsit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오토바이 관련 사고는 4,927건, 사망자는 985명에 달했다.
배달원 파블로 라미레스(Pablo Ramírez)는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강도를 만날 수도 있다”며 “사고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일부 플랫폼은 보험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보상 절차는 불투명하다.
배달 앱은 자동으로 주문을 배정하고 최적 경로를 계산하지만, 배달원이 늘면서 배달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
로페스는 “Uber는 건당 약 11께짤을 주지만, PedidosYa는 수익이 일정치 않다”고 말했다.
고객이 잘못된 주소를 입력하거나 불만 신고를 하면 계정이 정지되는 등, 배달원은 플랫폼의 평가 시스템에 의존한다.
전문가들은 배달노동이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카사솔라는 “문제의 근본은 일자리 부족과 교통 인프라의 한계”라며 “무리한 규제보다는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배달원 크리스티안 아세이투노(Crystian Aceituno·24)는 “위험은 있지만 시간을 투자한 만큼 벌 수 있다”고 말한다.
페디도스야는 초단기 배송(Quick Commerce)과 디지털 슈퍼마켓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카사솔라는 “배달은 이미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이제 오프라인 중심의 소비로 완전히 돌아가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오늘도 수천 명의 배달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시 곳곳으로 달리고 있다.
Prensa Lib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