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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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일(일)

자정이 되면 공원의 종소리와 함께 고요하던 Santa Cruz del Quiche의 밤이 갑자기 깨어난다. 그 순간, 마을의 공동 묘지에서는 땅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오싹한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묘지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 따르면, 그 소리는 한 여인의 울음이라고 한다. 흰 옷을 입은 채 묘지 사이를 떠도는 영혼, 일명 ‘라 요로나(La Llorona)’ 혹은 ‘하얀 여인’으로 불린다. 누구도 그녀를 가까이서 본 적은 없지만, 그녀가 나타날 때면 차가운 바람이 불고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아이구, 우리가 본 걸 다 말하면 책 한 권은 쓸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Don Güicho는 이 지역에서 10년 넘게 살아온 주민이다. 그는 웃음을 섞어 말하지만, 그날 밤의 공포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그 울음소리가 들릴 때면 공기가 달라요. 뭔가 보이지 않는 게 그림자 사이를 걸어 다니는 느낌이랄까요.”

그의 증언에 따르면, 그 현상은 항상 같은 시각에 일어난다. 시계가 정확히 자정을 가리킬 때, 흰 옷의 여인이 천천히 묘비 사이를 걸으며 예배당 앞에 멈춘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그녀의 얼굴을 본 적은 없다. 어른들은 “그 여인을 정면으로 보면 영혼을 잃고 다시는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이 전설은 모든 성인의 날(Día de Todos los Santos)과 망자의 날(Día de los Difuntos)을 앞두고 더욱 자주 들려온다. 이 시기가 되면 묘지는 꽃과 초, 기도로 가득 차지만, 그와 함께 여인의 울음소리도 더욱 선명해진다고 한다.

한편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여인의 정체에 대한 여러 설이 전해진다. 

결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신부의 영혼이라는 이야기부터, 자식을 잃고 헤매는 어머니의 혼령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녀의 정체가 무엇이든 간에, ‘하얀 여인’의 이야기는 이제 Santa Cruz del Quiche 지역의 대표적인 전설이 되었다. 

마을의 어른들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자정 이후엔 묘지 근처에 가지 말라”고 당부하며, 세대에서 세대로 이 경고와 전설이 이어지고 있다.

Soy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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