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May
25May

2025년 5월 25일(일)

기회는 줄고, 장벽은 높아진다. 

과테말라 수출 산업은 지금 세계 경제의 거대한 구조 변화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이라는 세계 3대 주요 무역 시장에서의 접근성 악화와 규제 강화는,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를 가진 과테말라에 중대한 도전 과제를 안기고 있다.

미국은 과테말라의 최대 수출시장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과테말라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그 충격파가 수출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프란시스코 랄다 과테말라수출협회(Agexport) 회장은 이 조치로 인해 연간 약 4억 6천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농산품·제조업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은 최근 ‘유럽 그린 딜(Pacto Verde)’을 내세워 지속가능성과 환경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과테말라를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에게는 명백한 ‘비관세 장벽’이다.

랄다 회장은 “유럽 시장이 문을 닫은 것은 아니지만, 수출에 필요한 절차와 규제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며 “친환경 인증, 공급망 추적, 윤리적 노동 기준 등은 중소 수출기업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넘기 어려운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과테말라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수출만 이뤄져 왔다. 그러나 작년 중국 항구에서 과테말라산 카드몸, 마카다미아, 커피 등이 통관되지 못한 사건 이후, 사실상 교역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처럼 과테말라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 세 곳 모두에서 수출이 어려워지는, 전례 없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과테말라의 수출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인프라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랄다 회장은 “도로, 항만, 물류 인프라의 낙후가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환율 재평가로 인해 가격 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일부 해운사가 과테말라 항에 기항하지 않으려 하고, 지연에 따른 벌금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때 ‘자유 무역’은 개발도상국들에게 기회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제는 보호무역, 지속가능성 규제,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인해 개방국가에 오히려 부담을 안기고 있다.

과테말라 정부는 이제 외교적 해법, 인프라 개선, 무역 다변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세계 무역 질서가 복잡해지는 지금, 과테말라는 외부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전환점에 도달한 셈이다.

Soy502

댓글
* 이메일이 웹사이트에 공개되지 않습니다.